84. 에너지 절약 운동의 역설
https://www.nature.com/nclimate/journal/vaop/ncurrent/full/nclimate3316.html
재미있는 연구 결과를 소개합니다.
개인적인 에너지 절약 운동- 전자기기의 코드 뽑기, 에어컨 안틀기, 전등 끄기 등-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더 큰 규모의 정부 정책-탄소세 인상 등-에 대해서는 잘 호응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는 사실에 대한 연구입니다.
정부나 시민단체, 비영리 기구에서는 위에서 열거한 일들을 장려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작은 실천을 하면서 결국 시민들이 더 대규모의 정부 에너지, 환경 정책을 지지하고 따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노력들은 시민들의 정치적 의지 political will 를 고갈시킬 가능성이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연구자는 일본의 2011년 대지진 후에 블랙아웃을 막기 위한 풀뿌리 에너지 절약 운동인 setsuden (power saving)의 체크리스트를 작성한 그룹과 작성하지 않은 그룹을 대상으로 정부가 탄소 배출세를 올릴 경우에 대한 지지여부를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setsuden 체크리스트를 작성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지지한다는 비율이 13% 낮게 나타났습니다. 또한 체크리스트 작성 그룹은 개인의 노력이 정부의 정책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연구결과는 사람들이 일관성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다릅니다. 가능한 설명은, 사람들이 '자신은 이미 자기가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운동을 열심히 한 사람이 디저트는 먹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개인의 즉각적인 노력에 의해 나타나는 빠른 효과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정부의 정책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또 무임 승차하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기의 몫 이상으로 노력하기를 꺼려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