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C,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
신의 입자를 찾는 사람들
LHC,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
이강영 지음
(주) 사이언스 북스
‘힉스 입자 발견’, ‘반물질 수소원자 스펙트럼’, ‘입자 물리학의 표준모형’ 등등의 기사제목이나 뉴스를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뭔가 낯설고 잘 이해하기 힘든 물리학 이야기로 돌려버렸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다음은 어떤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장바구니 물가 전망’, ‘전셋값 오름세’. 뭔가 낯설고 잘 이해하기 힘든 정치, 경제 이야기로 외면했는가?
어떤 물리학 실험을 위해 6조원 정도를 투자하여 기계를 만들고 유지비로 매년 2-3천억원을 들이고 있다면? 거기에 당신의 세금이 쓰이고 있다면? 그냥 외면해 버릴 수 있을까? 도대체 어떤 실험이고 왜 이렇게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지. 그 실험의 결과는 어떤지, 예산이 낭비되고 있지는 않는지 지켜보게 되지 않을까?
현대 입자물리학이 이룩한 이론적 발견과 실험의 역사, 입자물리학의 발견을 위한 실험 장치와 연구소 등에 대한 물음에 현직 물리학자가 대답한다. 지은이 이강영은 경상대학교 물리교육과 교수로 있으며 입자물리학을 전공했다. 20세기 초반에 시작된 양자역학에서부터 2008년 LHC, 강입자 충돌기가 첫 가동에 들어가기까지 물리학이 거쳐온 기본 입자 탐구에 관한 역사를 이 책을 통해 풀어낸다.
1부 데모크리토스의 꿈
1장 존재하는 것은 원자와 허공뿐
2장 원자 속으로!
3장 원자핵 속에도 세계가
4장 무수한 입자들의 왕국
2부 양자장의 바다에서
5장 입자 세계의 상식들
6장 입자 물리학의 근간, 게이지 이론
7장 우주를 지배하는 네 가지 힘
8장 표준 모형
9장 가속기와 검출기의 짧은 역사
3부 CERN
10장 CERN은 실제로 존재하나요?
11장 CERN의 역사
12장 웹이 태어난 곳
13장 CERN과 노벨상
4부 지금은 LHC의 시대
14장 LHC 연대기
15장 지상 최대의 기계
16장 양성자 충돌의 순간
17장 LHC의 실험실들
18장 LHC의 과제들
19장 LHC의 시대
1부에서는 그리스의 자연철학자인 데모크리투스에서부터 시작된 물질의 본질과 기초에 관한 의문이 현대적인 양자역학으로 발전하는 역사에 대한 기록이다. 원자 atom 개념의 탄생. 2부는 현대 양자역학의 발전과정에 대한 역사다. 원자 atom에서 쿼크 quarks와 렙톤 leptons 으로 이어지는 물질의 기본 입자에 대한 탐구의 역사이기도 하다. 입자에 대한 표준 모형의 정립. 3부와 4부는 좀 더 실질적인 질문에 대한 내용이다. 입자를 연구하기 위한 연구 조직인 유럽핵물리연구평의회 CERN 와 현존하는 가장 거대한 물리실험기구인 강입자충돌기 LHC (large hardron collider)의 역사와 현재 상황 (2011년까지)을 설명한다. 3부와 4부를 읽고 나면 입자 물리를 연구하기 위해 왜 LHC 와 같은 거대 가속기가 필요하며, 왜 LHC 건설과 실험결과 분석을 위해 여러 나라의 정부와 과학자들의 협력이 중요하고 필요한 지를 알 수 있게 된다.
현존하는 세계최대의 가속기인 LHC의 일차 목표는 표준 모형에서 예측하는 힉스 보손 Higgs boson 의 발견이다. 이 책이 나온 지 1년 뒤인 2012년 7월 4일, CERN은 힉스 입자료 예측되는 입자의 검출을 발표하고 2013년에는 공식적으로 2012년 실험의 결과가 힉스입자임을 발표하였다. 2013년, 이 입자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한 피터 힉스 Peter Higgs와 프란시스 엥글러트 Francois Englert는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다. 이 책이 2013년에 나왔다면 몇 개의 장이 더 추가되었을 것이다.
1차 목표가 달성되었지만 LHC의 실험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힉스 입자를 넘어 현재의 표준 모형을 뛰어넘는 미지의 영역에 대한 실험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물리학의 네가지 힘을 하나의 원리로 설명하고자 하는 대통일 이론, 초대칭성, 암흑물질의 발견 등의 과제들이다.
현대의 물리학이 구축한 입자물리학의 이론과 수조원의 건설비와 수천억원의 유지비가 들어가는 LHC는 인류가 지난 수천 년간 가져왔던 우주와 물질의 근본에 관한 물음에 답하기 위한 인류의 투자인 셈이다. LHC는 단순히 과학 시설물이 아니라 이러한 인간의 물음에 대한 현대의 과학과 공학이 결합해서 만들어낸 인류의 자산인 셈이다. 이 책은 현대 입자 물리의 이론적 발전 과정과 입자 실험을 위한 실험 장비에 대한 설명이 잘 버무려져 있다. 또한 군데 군데 과학사적 발견과 함께 동시대의 역사적, 사회적 사건을 같이 보여주면서 과학이 인간의 역사와 함께해 왔음을 일깨워 준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뉴스나 기사에 나오는 웬만한 입자 물리에 관한 내용들은 낯설지 않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