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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민중사 A People's History of Science

과학 기술의 발전을 이끈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


클리퍼드 코너 지음

김명진, 안성우, 최형섭 옮김

사이언스 북스 펴냄


클리퍼드 코너는 과학사를 전공하고 교육과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옮긴이 김명진, 안성우, 최형섭은 과학사나 사회학을 전공한 사람들이다.



1장 민중의, 민중에 의한, 민중을 위한 역사

2장 선사 시대 수렵-채집인의 과학

3장 그리스의 기적은 없었다

4장 대양 항해자들과 항해학

5장 누가 과학 혁명의 혁명가들인가?: 15~17세기

6장 과학 혁명의 승자들은 누구였나?:16~18세기

7장 자본과 과학의 결합: 19세기

8장 과학-산업 복합체: 20세기를 넘어



과학의 역사에 대한 일반적인 시각은 왕조의 훌륭한 왕을 칭송하는 영웅 사관과 비슷하다. 유명한 과학자의 전기나 일화를 통해 그들의 비범함이나 업적의 위대함에 대해 각인된다. 이런 과학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을 뒤집는 주장을 펼치는 사람이 있다. 허무맹랑한 주장이 아니라 과학의 역사 전반을 제대로 검토한 후에 나온 결론이다.


지은이 클리퍼드 코너가 이 책, 과학의 민중사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과학의 발견과 진보는 몇몇의 위인들에 의한 것이 아니라 집단적인 성취였으며, 자신의 지식을 글로 남길 수 없었던 사람들, 일고 쓸 줄 몰랐던 사람들의 기여를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현재는 엘리트들의 배타적 영역이 되어버린 과학이지만 과학은 수많은 손과 두뇌들의 합작품이자 노동의 결과물이다. 자연에 관한 체계적인 지식은 최초의 노동에서 시작되어 장인들의 손을 통해 기술이 발달하고 전수되었으며 오늘날의 과학으로 만들어졌다. 노동과 장인, 기술과 과학간의 떼어놓을 수 없는 연결고리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벤저민 패링턴의 말은 인용한다. "기술은 과학의 비옥한 토양이다."


현대 과학의 기원을 그리스에서 찾고 그리스의 철학자들의 업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과학사 연구의 흐름이 있다. 흔히 그리스의 기적이라고 일컬어지는 그리스에 대한 호의, '그리스에 대한 애호증'을 비판한다. 그리스의 기적은 '인종 과학', 제국주의-지배권을 자연권으로 인식하려는 의 산물이라는것이다. 독일 괴팅겐 대학을 중심으로, 코카서스인, 아리아인의 기원인 그리스를 과학의 중심에 놓으려는 시도가 있었고 이는 동시에 이집토와 유대인의 과학적 기여를 폄하하는 것과 맞닿아 있다고 말한다.


그리스의 철학적 방향이 소크라테스를 기점으로 유물론적 자연해석에서 관념론적인 해석으로 넘어가게 되었고 이후의 서양 과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밀레토스의 학자들의 전통이 아니라 목적론, 앨리트주의, 관념론적 성격을 띤 철학의 전통이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중세를 지나면서 경험적, 자연사적 방법에 대한 확신을 강화하면서 과학 혁명에 이른다. 과학 혁명이 일어나기까지 항해학의 발달, 지도술에 의한 지식의 폭발이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항해를 통한 새로운 대륙과 문물에 대한 발견에 있어서도 이름 모를 수많은 원주민들의 축적된 지식과 선원들과 장인들의 기여가 있었다. 그들은 직접 배를 운행하는 것에서부터 지도를 만들고 위치를 측정하는 도구를 만드는 것까지 거의 모든 부분에 걸쳐 있다. 귀족과 엘리트 과학자들은 원주민, 선원과 장인들로부터 지식을 얻고 있었으나 그들이 과학과 발견의 전면에 나서는 것에 저항했다.


과학 혁명은 '자연의 수학화'로 얘기되기도 하지만 이는 과도한 수학과 추상적인 관념 위주의 기술이다. 계속 얘기한 것처럼 과학 혁명에 이르기까지 기예, 기술자, 손노동자, 장인들과 실용적 수학의 기여가 컸다.


에드워드 질셀의 과학 민중사는 질셀 명제라고도 일컬어 진다. '과학의 탄생에서 장인들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또다른 과학사가인 패밀라 스미스는 아래로부터의 지적 혁명, 손으로부터 이루어진 과학을 말하며 과학 혁명에 있어서 관찰의 중요성을 주장한다. 과학 혁명에는 베이컨식의 과학, 즉 실험을 중요시하는 실험 철학의 전파와 함께 인쇄술의 발달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과학 지식의 생산은 '집단적인 사회적 활동'이다.


그러나 과학 혁명의 과실은 국가와 엘리트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과학적 보수주의로 일컬어지는 흐름은 프랑스의 경우, 퀴비에를 중심으로 과학을 국가 권력으로 귀속시키는 것, 국가 권력을 안정시키기 위한 이데올로기로서의 과학으로 나타났다.


20세기 과학 기술의 특징은 자본과 과학이 결합하고 산업 과학 복합체의 형태를 띠게 되었다. 과학의 발달이 인류의 삶을 좋게 만들어 줄것이라는 희망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녹색혁명의 역설'. 세계적으로 농업 생산량은 늘었으나 빈곤과 불평등은 오히려 늘어났다. 과학의 발전이 보편적인 진보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21세기의 과학은 국가와 자본과 과학이 결합된 형태다. 인류의 역사를 통해 수많은 민중과 뛰어난 과학자들의 집단적 사회적 협력의 성취였던 과학이 '사유화'되고 있다.


21세기에 과학과 과학의 역사를 보는 시각은 어떠해야 하는가? 무엇이 민중을 위한 과학인가? 이 책은 과학의 역사가 몇몇 위대한 과학자의 성취의 역사가 아니라는 것을 얘기한다. 생각할 꺼리를 많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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