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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무역수지 Science Balance of Trade


과학이란 무엇인가? 막연하게 다가오는 질문이다. '과학이 이것이다'라고 명확하게 정의하기는 힘들다. 과학이 드러내는 다양한 모습과 특성을 먼저 살펴보자. 과헉과 관련된 다양한 질문과 답들을 종합해보면 과학이란 실체가 어떤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해답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1. 돈으로 보는 과학

각종 매체를 통해 접하는 과학과 관련된 정보를 살펴보자. 뭔가 대단한 발견이나 진보라고 말하기도 하고 이 과학적 발견이 가져올 경제적 가치에 대해서 설명해 준다. 과학은 지식의 확장이면서 동시에 경제적 가치가 있는 일이 되는 것이다. 단지 단기적이냐 장기적이냐의 문제일 뿐. 쉽게 말하면 과학적 지식과 기술은 곧 돈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의미다.


거칠게 단순화하면 과학은 돈이다.


2. 과학 무역수지, 기술무역수지

과학은 돈이라는 단순화는 오해을 불러올 수 있다. 과학 자체가 돈이라는 뜻이 아니라 과학적 지식과 기술이 돈이 된다는 의미다. 과학지식과 과학지식을 바탕으로 한 기술은 교환가치를 가진다. 마치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팔듯이 개인간, 기업간, 국가간에 과학지식과 기술이 화폐를 매개체로 해서 거래될 수 있다.


국가간의 상품거래를 무역 trade 이라고 하고 무역에서 얼마나 사고 팔았냐를 정량화한 개념이 무역수지 balance of trade 이다. 과학 무역수지, 과학수지란 말은 찾지 못했다.간접적으로 과학과 관련된 무역의 흐름과 규모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개념이 기술무역과 기술무역수지다. 나라간의 기술의 수출입에 대한 정보와 규모를 통해 나라간의 과학지식과 그 지식을 이용한 기술의 거래내역을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3. 우리나라는 과학 수입국이다

우리나라의 기술무역 내역을 살펴보자. 통계청에서 제공하는 국가지표체계에서 얻은 자료다.


기술무역현황

http://www.index.go.kr/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335



이 그래프에서 제공하는 2006년에서 2015년까지의 자료를 보면 전체 기술무역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0년간 약 4.5배 중가. 2015년 기술무역규모는 약 260억 달러 (약 30조원). 경제규모가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기술무역수지를 보면 2015년 기술무역수지비가 0.63으로 조금씩 나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기술무역수지비가 0.5 내외로 기술의 수입이 수출보다 약 2배 정도 많음을 알 수 있다. 앞으로 추세가 어떻게 달라질 지 모르지만 기술무역규모의 증가, 약 2배 정도 비울로 기술수입이 많은 경향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요약하면 우리나라는 기술무역수지 적자국, 기술수입국이다. 과학수지로 따지자면 우리는 과학수지 적자국, 과학수입국이다.


4. 기술 무역수지 적자의 구조

우리는 적자라는 말이 가지는 부정적 뉘앙스에 익숙해져 있다. 완전한 자급자족을 하지 않는 한 무역에서 적자와 흑자는 피할 수 없다. 기술무역수지 적자가 나쁜 것인가? 시민들의 삶을 개선시키거나 사회기반시설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 기술무역수지 적자의 구체적인 사항을 좀 더 살펴보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에서 발간한 보고서를 참조했다.

[K-브리프 2014년 제16호] 2012년도 우리나라 기술무역 현황.pdf


이 보고서는 2012년 우리나라 기술무역의 현황을 간략하게 분석한 내용을 제공한다.

(보고서 마지막 부분 캡쳐)

이 보고서의 마지막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2년 우리나라의 기술무역수지 적자는 57.4억 달러다. 기술무역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기술수출에서는 75%를 차지하고 특히 기술도입액 비중은 90%가 넘는다. 우리나라가 기술무역수지에서 보이는 적자는 대기업에서 비롯되고 있다 (39.8 - 101.4 = -61.6). 중소기업의 수출액 비중은 24.2%, 수입액 비중은 8%, 기술무역수지는 흑자다.


요약하면, 우리나라 기술무역은 대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기술무역수지 적자는 대기업에 의한 기술도입에서 비롯된다.


5. 경제정책과 과학 무역수지, 누구를 위한 과학 무역수지 적자인가?

무역이 국가간의 상품거래이기 때문에 각 나라의 화폐의 교환비율, 환율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또한 상품의 생산과 수출, 수입과 관련한 정부의 정책에도 영향을 받는다. 2007년 원-달러 환율은 대략 1달러당 900원 중반대였다. 2016년엔 1100원대 중후반 대였다. 지난 10년간 대략 20% 정도 달러대비 우리나라의 화폐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상품 수출에 유리한 환율구조다. 우리나라는 과학 수입국이다. 연구개발을 위한 각종 연구 기계장비. 컴퓨터 프로그램, 실험 시약 등을 미국, 일본 등에서 수입해야 한다. 가만히 앉아서 20% 정도 연구비가 감축된 셈이다. 정부는 국가연구개발 예산을 매년 늘리면서 과학기술에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지난 10년간 정부가 강조한 연구비 증액의 효과가 환울에 의해 상쇄된 셈이다. 환율 정책과 경제 정책이 넓은 의미의 과학정책이 될 수 있는 이유다. 앞으로 들어설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는 우리나라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기술무역수지의 적자가 대기업의 기술도입에 의한 것이고 대기업은 수출을 위해 기술을 도입한다. 대기업이 벌어들인 돈이 국내에 다시 투자되고 노동자의 임금을 올린다. 높아진 임금은 다시 소비를 촉진시킨다. 대기업과 정부가 주장하는 낙수효과다. 대기업은 상품수출을 늘리고 기술수입에서 비롯된 적자를 메꾸고 흑자를 기록한다. 그 다음 단계들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정부가 펼치는 경제정책과 환울정책이 수츨과 대기업에게 유리하게 역할하는 것은 우연의 일치인가, 의도된 것인가?


기술무역수지의 적자를 감수하는 이유는 과학지식과 기술의 수입을 통해 궁극적으로 시민의 삶의 질과 행복을 높인다는 목적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과학 수입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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